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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생각이 든다

이제는 우리가 돌아서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나요.



2010년, 그들의 붉고 찬란한 행보는 오늘이 마지막이었다.
2007년 허정무 감독 지휘아래 쌓아온 그들의 탑은
16강이라는 높이에 만족해야 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경기는 일종의 화룡점정이었다 생각한다.
우리 대표팀의 일차적 목표였던 16강 진출은 이루었으며,
우루과이라는 강팀을 만나 아쉽게도 졌지만
그 경기 내용면에 있어서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였다.

이제는 새로운 No.1 정성룡
레전드급 초롱이 이영표
자동문 고쳤어요 조용형
동방예의지국의 이정수
업글예정 로봇 차두리
제가막지말입니다 김정우
차세대 제라드 기성용
승천하라! 이청룡
진정한 캡틴 박지성
10번의 의미 박주영



23명, 그 누가 필드 위에 있고 그 누군 벤치를 달궈도
모두가 땀흘리고 한 마음으로 싸웠다.
이제 와 누군가의 잘못을 지적하고 욕하긴 싫다.
다 우리나라 잘되라고 열심히 뛰었는데
계속된 채찍질은 너무나 가혹하다.
당근이 필요한 그들을 보듬고 안아주자.

기왕 16강 올라갔으니 8강, 4강까지 욕심내는 건
축구팬이라면 당연한 생각이다. 아쉬운 게 당연하다.
하지만 '월드컵 4강'을 경험한 우리 중 몇몇은
무엇을 취하려 하는지 아프리카의 하이에나처럼
무리를 지어 만신창이 먹잇감을 놓아주려 하지 않는다.

우리는 4강의 기억을 버리지 못한다.
히딩크도 4년전에 이런 비슷한 언급을 한 것 같다.
2002년이 2006년, 2010년 보다 더 찬란했다며,
그 때를 그리워하고 지금에 분노하는 경우가 있다.
높이 비상했을 때 추락하기도 쉬운 법.
추락이란 표현은 그렇지만, 2002년에 상당한 높이를 경험했기 때문에
우리는 상대적으로 06년을 '추락'처럼 느낄 지도 모른다.

허나 우리는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02년 월드컵 첫 승, 06년 월드컵 원정 첫 승
그리고 10년 월드컵 원정 첫 16강 진출
8년 간 우리는 헛된 걸음을 한 것이 아니다.
또 매 대회때마다 우리는 영웅을 보내기도 했지마는
그 때마다 희망을 주는 영건들이 등장했다.

희망적으로 보자.
2012년 세계가 멸망하는 것도 아니다.
2014년, 우리는 또다른 16강 진출을 꿈꿀 수 있으며
한층 성장한 영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제라드급 기성용, 리버풀의 이청용..?)
지금의 박지성이 05년부터 영국 맨체스터에서
수백번 굴러먹으며 성장한 것처럼,

올해 여름 더 이상 그들을 볼 수 없다는 건 아쉽지만,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보듬어주자.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며 예의라고 본다.
그리하면 분명 그들은 오늘날들을 잊지아니하고
4년 후 우리에게 더 나은 축구로서
보답할 것이 분명하니까.